“100만 어린이의 묵주기도” 캠페인 “100만 어린이의 묵주기도” 캠페인 

전 세계 아이들, 공중보건 위기 종식을 위한 묵주기도 동참

지난 10월 18일 세계 각지의 학교와 유치원은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가 주최한 “100만 어린이의 묵주기도”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번 묵주기도 캠페인을 통해 23개의 언어로 묵주기도가 봉헌됐다. 이 가운데 아랍어와 아프리카의 몇몇 고유 언어도 포함됐다.

Marina Tomarro / 번역 이재협 신부

“전 세계 아이들이 참여한 이 아름다운 기도에 응원을 보냅니다. 묵주기도에 동참한 아이들은 특별히 코로나19 대유행이 야기한 심각한 상황을 성모님께 의탁하며 기도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0월 18일 주일 삼종기도의 말미에 이 같이 말하며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이하 ACN)가 주최한 “100만 어린이의 묵주기도” 캠페인에 참여한 아이들을 격려했다. 같은 날 전 세계 각지의 학교와 유치원은 ACN이 마련한 묵주기도 캠페인에 동참했다.

오상의 성 비오 신부님의 말씀에서 영감 받은 캠페인

“100만 어린이의 묵주기도”는 동정 성모님께 전 세계의 평화와 일치를 의탁하는 찬양의 기도인 동시에 코로나19 대유행이 야기한 공중보건 위기와 경제 위기의 종식을 간청하는 기도다. 묵주기도는 23개의 각기 다른 언어로 봉헌됐다. 이 가운데 아랍어와 몇몇 아프리카의 고유 언어도 있었다. 이번 묵주기도 캠페인에는 가나와 시리아, 파푸아뉴기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80개국의 아이들이 참여했다. 사실 아이들이 함께 바치는 묵주기도의 역사는 2005년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이들은 “100만 명의 아이들이 묵주기도를 바친다면 세상은 변할 것”이라고 말한 오상의 성 비오 신부의 조언에 따라 기도소 앞에 함께 모여 성모님께 묵주기도를 바쳤다. ACN은 2008년부터 ‘100만 어린이의 묵주기도’ 캠페인을 지원하면서 2살 이상의 전 세계 어린이를 대상으로 조직적인 기도를 전개하고 있다. ACN 국제 재단장 마우로 피아첸자(Mauro Piacenza) 추기경은 기도의 취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위기는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으며, 세상은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계속해서 노출돼 있습니다. 수백,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파괴적이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사회 경제적 결과를 초래한 바이러스에 말입니다.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더 이상 같은 세상이 아니며, 지금까지 당연히 여겨 왔던 모든 것들이 달라질 것입니다.”

세상 땅 끝에 사는 아이들이 바친 묵주기도

전 세계 많은 학교가 ‘100만 어린이의 묵주기도’에 참여했다. 파푸아뉴기니의 중부 지방 도시 베레이나에 위치한 ‘착한목자예수’ 초등학교도 그 중 하나다. 착한목자예수 초등학교 교사 안나 수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교구 주교좌 성당 부속 초등학교예요. 이곳 아이들은 종종 특별한 사제인 주교님을 만나고 친해질 기회가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은 주교님이 무언가를 말할 때면 언제나 중요한 것을 이야기하신다는 것을 잘 이해합니다. 이렇게 주교님의 모습을 예로 들면서 우리는 교황님이 누군지 아이들에게 잘 설명할 수 있었죠. 아이들은 교황님이 친구들을 위해 자신들에게 기도를 부탁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졌어요. 그래서 이 기도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했죠. 저는 진정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들이 교황님을 더 가깝게 느낄 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도 아주 가까이 있는 분이라고 느꼈다고 생각해요. 비록 우리가 세상의 땅 끝에, 교황님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말이죠.”

이하 안나 수녀와의 일문일답:

수녀님이 생각하시기에 아이들에게 묵주기도를 잘 설명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파푸아뉴기니에는 여전히 공동체가 함께 암송하는 전통이 있어요. 이런 전통이 있는 곳에서 묵주기도는 공동체가 함께 성모님과 이야기하는 아주 탁월한 기도예요. 이곳에는 사람들이 하루를 마무리하며 마을 광장(pata pata)에 모여 그날 하루 겪은 일을 함께 나누고 조상들의 역사를 기억하는 전통이 아직도 남아 있어요. 따라서 함께 암송하는 묵주기도는 모든 가족, 모든 마을 주민들, 모든 부족이 함께하는 가장 탁월한 기도예요. 그래서 이번 기회를 이용해 선교 묵주기도를 함께 바친 행사는 아주 아름다웠죠. 우리는 색깔이 다른 묵주알로 (묵주기도) 한 단을 바칠 때마다 각각 다른 나라를 위한 지향을 두고 기도했어요. 비록 아이들이 그 나라를 모른다고 해도 말이죠. 성모님은 우리뿐 아니라, 비록 우리가 모르더라도 성모님이 알고 계시는 다른 친구들도 보호해 주신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설명하면서, 다른 나라의 아이들을 위해 함께 묵주기도를 바쳤어요.”

이번 묵주기도를 진행하면서 수녀님이 계신 곳만의 특별한 행사를 기획하신 것이 있었나요?

“우리는 합판으로 아주 검소한 십자가를 만들고 다섯 대륙을 상징하는 색깔을 칠했어요. 그리고 그 십자가는 10월 한 달 간 마을에서 마을을 순회했죠. 십자가를 제작하고 십자가 행렬을 위해 도와준 자모회가 있어요. 십자가는 매일 오후 5시에 미리 정한 집에 도착했고, 거기에는 각 대륙의 사진을 붙인 세계 지도를 준비했죠. 그곳에서 함께 묵주기도를 바쳤어요. 십자가 곁에는 성모상을 모셨는데 성모상도 십자가 행렬에 늘 함께했어요. 묵주기도와 행렬은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함께 기도하는 것은 주님을 맞이하는 것이고, 교황님의 요청에 구체적 응답으로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또 십자가 행렬과 함께하는 묵주기도를 통해 마을 주민 모두가 전교의 공동체로 발돋움하는 기회가 됐어요. 십자가는 여러 가정을 방문했는데 그 가정에는 환자들이 있거나 아픈 아이들이 있는 가정도 있었어요. 저희(수녀회)에게는 기쁜 일인데, 마을 아이들은 우리(수녀)가 묵주기도를 바치러 가는 모습을 보고 저희 곁으로 다가와요. 그렇게 다가온 30명 정도의 아이들이 (십자가 행렬 중 들른) 집이나 마을을 함께 방문했죠. 기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면 아이들은 가볼 수 없는 곳이예요. 그렇게 이번 묵주기도는 타인을 만나고 맞아들이며 함께 기도하는 선교의 방법을 알게 한 행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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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0월 2020, 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