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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형제애 양성에 힘쓰는 여성들

3월 3일 오전 인간의 형제애 양성을 위한 여성의 역할에 관해 논의하는 회의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는 세계가톨릭여성연합회가 주최하고 교황청 주재 대사관들이 후원했다.

Sr Bernadette Mary Reis, fsp / 번역 김단희

수백만 여성 가톨릭 신자들을 대표하는 ‘세계가톨릭여성연합회(World Union of Catholic Women’s Organizations, 이하 WUCWO)’가 인간의 형제애 증진을 위한 움직임에 목소리를 보탰다.

3월 3일 화요일 오전 WUCWO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알아즈하르의 대이맘 아흐메드 알타예브가 서명한 「세계 평화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공동 선언문」(이하 「인간의 형제애」 공동선언)과 관련해 이탈리아 로마에서 회의를 주최했다. 이번 회의는 교황청 주재 오스트리아, 필리핀,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대사관이 후원했으며, 그 밖에 여러 대사관 대표단이 참석했다. 

인간의 형제애 양성에 힘쓰는 여성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열린 이번 회의의 주제는 ‘인간의 형제애 양성에 힘쓰는 여성들’이다.

초청 연사들은 다양한 종교적 관점을 바탕으로 「인간의 형제애」 공동선언을 분석했다.

이슬람교 관점

이란 출신 신학자 셰에라자드 호우쉬만드(Shahrazad Houshmand) 교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라비아 반도를 방문해 「인간의 형제애」 공동선언에 서명한 일을 언급하고 이것이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동선언에 서명한 두 인물이 각각 세계 2대 종교의 최고 지도자들이라며,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문서에 서명했다는 점에서 「인간의 형제애」 공동선언의 참신성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서가 하느님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해, 지상의 가난한 이들까지 대표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세계에서 가장 유력한 두 종교 지도자가 한 자리에 모여 인류가 평화와 화합 안에서 더불어 살도록 보장하는 기본 인간 가치들의 포용을 공동으로 촉구했다는 데 「인간의 형제애」 공동선언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불교 관점

이탈리아 불교연합 부회장인 승려 엘레나 세이신 비비아니(Elena Seishin Viviani)는 여성들도 「인간의 형제애」 공동선언을 지지하고, 동참하고, 증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세상을 고통스럽게 하는 모든 것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이는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자세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류가 연민의 마음과 타인의 고통을 살피는 자세를 견지한다면, 개인의 안녕이란 만인의 안녕이 증진될 때야 비로소 얻을 수 있음을 깨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명을 낳는 여성들은 이런 점에서 이중의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런 방식으로 인간의 형제애 실천에 필요한 연민의 마음이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힌두교 관점

이탈리아 힌두교연합 부회장 스와미니 함사난다 기리(Swamini Hamsananda Ghiri)는 인터넷 영상을 통해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인간의 형제애」 공동선언이 대화의 강력한 힘을 보여주는 증거라면서, 이를 행동으로 옮겨 평화의 도구로 사용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힌두교 교리에서는 일치와 진리의 추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랑 안에서 주님을 찾는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이며, 이는 그의 행위를 통해 증명된다. 기리 부회장은 위대한 힌두교 가치들로 여성에 대한 존중, 연민, 용기 등을 언급하고, 이 가치들이 가정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형제애」 공동선언은 심각하게 분열된 오늘날의 세계를 우려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여성들의 기여가 요구된다. 기리 부회장은 마하트마 간디와 힌두교의 가르침을 언급하면서, 남성보다 여성을 폄하하며 비교하는 행위는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간으로서 우리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다교 관점

이탈리아 유다교공동체연합(UCEI) 위원 사브리나 코엔(Sabrina Coen)은 종교갈등이 전쟁의 원인이 되곤 한다는 점을 상기했다. 

그는 타인과의 차이를 통해 스스로를 정의하는 집단들 사이에서 한 뜻을 이루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기회를 갖는 것이 곧 도덕의식을 새롭게 하고, 유다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인 지혜를 찾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토라에 나타난 여성의 역할은 남성들로 하여금 문화적 전통이 만들어낸 편견에 맞서 더 나은 공존의 방식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샬롬(Shalom, 평화)과 화합이 「인간의 형제애」 공동선언이 추구하는 탁월한 가치라면서, 여성들이 이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회일치적 관점

세계교회협의회(WCC) 사무차장 이자벨 아파우 피리(Isabel Apawo Phiri) 교수도 인터넷으로 회의에 참여했다. 그는 「인간의 형제애」 공동선언이 하느님 자녀로서의 인류의 존엄을 선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리 교수는 아프리카 출신 그리스도인 여성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인간의 형제애」 공동선언은 우리 모두가 한 인류 가족의 구성원들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이 가족의 언어를 사용할 때, 하느님의 왕국은 조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화구축과 대화의 길에 있어서 여성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며, 특히 풀뿌리 차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끝으로 피리 교수는 종교 간 대화에 여성이 참여하도록 장려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여성이 종교를 경험하는 방식은 (남성과) 다르며, 협상 테이블에서 (남성과는) 다른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런 차이가 대화를 더욱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가톨릭 관점

WUCWO 회장 마리아 리아 제르비노(María Lía Zervino) 박사는 마지막으로 발언했다. 그는 인류와 종교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선지적 생각을 가진 여성들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의 형제애」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이제 여성들이 각자 사회 형성에 기여할 의무를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선조들의 하느님에 대한 믿음, 그 신앙과 동일한 신앙이 오늘날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형제애를 구현하는 데 구체적으로 참여하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제르비노 박사는 여성들이 부드러움과 여성성을 잃지 않으면서 각자의 전문 지식을 활용해 용감하게 행동한다면,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악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다양성을 존중하고 함께 노력해 나간다면, 여성이 앞장 서서 이끌어 나갈 기회도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신앙인에 호소

회의를 마치면서 이들 6인은 이번 회의의 최종 문서에 공동으로 서명했다.

최종 문서는 「인간의 형제애」 공동선언을 언급하면서, “이 특별한 문서는 인류를 보듬는 어머니의 품이며 우리 동행의 출발점”이라고 적고 있다.

최종 문서는 또한 「인간의 형제애」 공동선언에 담긴 권리들을 요약하고 △문서에 담긴 가치들을 증진하기 △가정을 보호하기 △ “자비로운 사랑과 용기 있는 신앙”을 추구하기 △“여성적 역량을 증진해 생명을 낳고 우리 지구를 수호하기” 등의 사항에 서명자들이 공동으로 동의함을 명시하고 있다. 

최종 문서는 “모든 신앙인들에게 (…) 이 선언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면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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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3월 2020,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