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내사원 “고해소로 달려갑시다!”
Joachim Teigen / 번역 김단희
10월 29일 화요일 교황청 내사원장 마우로 피아첸차(Mauro Piacenza) 추기경은 ‘모든 성인 대축일’과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을 맞아 모든 신앙인에게 보내는 서한을 발표했다.
교황청 내사원은 로마 교황청의 세 법원 가운데 하나로, 사면(赦免), 관면(寬免), 대사(大赦) 수여 및 관리 등 주로 내적 법정에 관한 업무를 관할한다. 이에 죄 사함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교황청 내사원을 “자비의 법원”이라고도 부른다.
모든 성인, 모든 영혼
오는 11월 1일 금요일은 ‘모든 성인 대축일’이다. 이날 지상교회는 이제 하느님 곁에, 승리의 교회 안에 있는 모든 남녀 성인들을 기억하고, 우리의 구원을 위해 그들의 전구를 청한다.
다음날인 11월 2일 토요일은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이다. 이날 지상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떠나 하늘나라에서 천사와 성인들의 합창에 동참하기 위해 정화 과정에 있는 모든 이, 우리의 기도와 선행으로 구원받을 수 있는 모든 이, 곧 세상을 떠난 모든 신앙인을 위해 기도한다.
“삼위일체의 교회”
이 신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피아첸차 추기경은 이렇게 묻고 있다. “무엇이, 아니, 누가 교회입니까?” 피아첸차 추기경은 교회란 항상 “삼위일체의 교회(Ecclesia de Trinitate)”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교회 안에서 천상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것도,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떠난 구원받은 우리 형제자매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이러한 이유에서라고 설명했다.
피아첸차 추기경은 “곧 다가오는 전례 안에 이러한 현실이 담겨있다”면서, “세상을 떠난 소중한 이들을 기억하는 다정한 마음으로” 우리 모두가 “성체성사의 무한한 보화”를 이끌어내는 한편, 기도, 보속, 자선의 실천을 통해 (이 신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회의 자비라는 보화
가톨릭 교회는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용서받아도 남아 있는 잠벌(暫罰)을 속죄하는 보속을 면제해 주는 것”을 ‘대사(大赦)’라고 설명한다. 죄에 따른 결과로서의 벌을 의미하는 “잠벌”은 “영벌(永罰)”과는 다르지만,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잠벌의 정화 과정이 필요하다.
피아첸차 추기경은 종교개혁 이후 씌어진 오명에도 불구하고, 대사가 “‘교회의 자비’라는 보화를 상징하고 있다”면서, 대사의 은총은 산 이와 죽은 이 모두에게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자비의 보화’를 화해의 성사, 곧 고해성사 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함께 갑시다. 이 거룩한 날에 고해소로 달려갑시다!” 아울러 고해사제들로 하여금 하느님의 자비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에게 관대하게 대하고, 그들의 신앙이 굳건해질 수 있도록 돕길 호소했다.
영적 부활
피아첸차 추기경은 고해소 안에서 수많은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가 이러한 기회들을 통해 “매일의 순례길”을 실천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고 ‘영적 부활(spiritual renewal)’을 체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피아첸차 추기경은 모든 신앙인들에게 “성령의 선물(은총)에 마음을 열길” 당부했다. 아울러 “자비의 어머니이시고 모든 성인의 여왕이시며 천국의 문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교회를 맡기면서, “우리 형제자매 모두가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느님의 자비를 간구해 달라고 그분께 전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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