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에 있는 로힝야 난민캠프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에 있는 로힝야 난민캠프 

타글레 추기경과 보 추기경,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 방문

국제 카리타스 의장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과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의장 찰스 보 추기경이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에 있는 로힝야 난민캠프를 찾았다.

Robin Gomes / 번역 김단희

아시아 가톨릭 교회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두 성직자가 이틀간의 일정으로 방글라데시 남동부 콕스바자르 지역에 위치한 로힝야 난민캠프를 방문했다.

전 세계 165개 가톨릭 구호∙개발 기구의 국제 연합체인 국제 카리타스의 의장직을 맡고 있는 필리핀 마닐라대교구장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Luis Antonio Tagle) 추기경과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의장직을 맡고 있는 미얀마 양곤대교구장 찰스 보(Charles Bo) 추기경은 7월 29일 월요일 난민캠프에 도착했다.

이에 앞서 28일 주일에는 콕스바자르 지역 30여 개 난민캠프에 수용된 로힝야족 난민 100만 명 이상을 감독하는 방글라데시 정부기구 ‘난민구호∙송환위원회’의 위원장 무함마드 아불 칼람과의 회동이 있었다.

양일간 일정 내내 방글라데시주교회의(CBCB) 의장직을 맡고 있는 방글라데시 다카대교구장 패트릭 드로자리오(Patrick D’Rozario) 추기경과 CBCB 사무총장 겸 치타공대교구장 모세 코스타(Moses Costa) 대주교, 그리고 CBCB 부의장 겸 라지샤히교구장 게르바스 로자리오(Gervas Rozario) 주교가 동행했다. 콕스바자르 난민 캠프는 치타공대교구 관할이다.

로힝야족

로힝야족은 방글라데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州)에 사는 민족집단으로, 주민의 대부분이 무슬림이다. 불교국가인 미얀마는 로힝야족이 오랜 세월 미얀마에서 거주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 이민자로 취급하고 있다.

1982년 미얀마 군사정권 시절 통과된 국적법에 따라 시민권이 거부된 로힝야족은 사실상 무국적 난민 신세로 전락했으며 이동의 자유 등 기본권이 박탈됐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현재 110만에 달하는 로힝야족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지난 2016년과 2017년에 발생한 라카인 주(州) 군사 탄압을 피해 콕스바자르로 피신한 주민들이다.

방글라데시 정부, 교회 지원에 감사

아불 칼람 위원장은 두 가톨릭 교회 지도자의 방문을 반기고 “사태의 전반적 상황”을 보고했다.

아시아 지역 전문 통신사 「유캔(UCANEWS)」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불 칼람 위원장은 “우리가 직면한 혹독한 현실을 두 추기경에게 전달하고, 카리타스의 난민 지원 활동에 감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교회 지원을 지속해 달라고 그분들께 부탁드렸습니다. 추기경들께서도 이제 난민들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이해하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몬순 시즌에 난민들이 어떤 위험에 처하게 되는지, 그리고 난민캠프 내 보건∙환경 부문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말입니다.”

추기경들은 콕스바자르 난민 보호소 가운데 최대 규모인 쿠투팔롱을 방문하고, 4번 캠프와 17번 캠프에서 머물고 있는 로힝야족 가족과 이야기를 나눴다. 쿠투팔롱 난민캠프에는 40만 명 이상의 로힝야족 난민이 거주 중이다.

또 현지에서 활동 중인 카리타스 활동가와 자원 봉사자와 만나 난민 주거지 시범 사례와 조리용 부탄가스 배급 등 카리타스가 진행 중인 다양한 프로그램을 참관했다.

송환 가능성

두 추기경의 이번 방문은 콕스바자르 로힝야족 난민 대표들과 귀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주말 동안 난민 캠프를 찾은 미얀마 정부대표단 10인의 공식일정과 겹쳤다.

로힝야족 지도자들은 로힝야족이 고국인 미얀마의 시민권을 가진 민족집단으로 인정받기 전에는 정부 대표단의 귀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로힝야족 탄압에 대한 정의 실현, 국제적 안전 보장, 미얀마 내 기존 거주 지역으로 돌아갈 권리 등을 요구했다.

관심과 지원

타글레 추기경은 지난해 12월 이후 두 번째로 난민캠프를 방문했으며, 보 추기경은 이번이 첫 방문이다.

카리타스 치타공 지부 제임스 고메즈 부장이 이번 방문을 조율했다. 고메즈 부장은 「유캔」과의 인터뷰를 통해 추기경들이 국제 카리타스와 FABC의 대표자격으로 이곳을 방문한 것이라면서, 이들의 방문은 “인도주의적 차원”이며 “외교적” 성격은 띠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2월 타글레 추기경의 방문 내용이 난민캠프 내 카리타스 활동에 한정됐던 점을 언급했다. 고메즈 부장은 타글레 추기경이 “이번에는 정부 고위 공무원들과 만나는 한편, 카리타스 외 다른 구호단체가 진행 중인 활동도 둘러봤다”면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타글레 추기경이 난민캠프 내 상황을 좀 더 폭 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고메즈 부장은 또 난민들과 “모국어”로 대화를 나눈 보 추기경을 언급하면서, 난민들에게 기쁨과 용기를 주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7년 말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를 사목방문하고 12월 1일 방글라데시 다카대교구관에서 열린 ‘평화를 위한 종교간 대화 및 교회일치 회의’에서 로힝야족 난민 대표단과 만난 바 있다. (UC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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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7월 2019, 11:51